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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6 사람을 품은 홍릉숲 이야기(2) - 황금빛으로 여름을 시작하다

사람을 품은 홍릉숲 이야기(2)

 

 

황금빛으로 여름을 시작하다

 

 

민 숙(국립산림과학원)

 

바람이 그리운 계절이 오면 짙은 녹음이 하늘을 가린다. 새끼 새들이 떠난 빈 둥지엔 부양한 흔적만 남아있다. 울긋불긋 다투어 피었던 꽃들이 지고 열매가 녹색 잎으로 가려질 때면 나뭇가지들이 당당하게 고개를 내민다. 봄꽃이 폈던 자리에는 자그마한 열매가 맺어 있는 6월이다.

초여름의 숲에서도 꽃들의 향연은 계속된다. 자귀나무, 산수국, 작살나무, 모감주나무 등, 그 중에서도 홍릉숲의 제3수목원 입구에서 조금만 들어가면 황금색 꽃 속에 붉은 수술이 돋보이는 모감주나무가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1970년대에 안면도에서 종자와 함께 치수(穉樹어린나무)를 가져와 심은 나무가 이렇게 큰 나무가 되어 햇살을 삼킨다. 복원사업에도 성공하여 지금은 조경수로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오랫동안 널리 사랑받아 온 이 나무는 특별한 아름다움이 있다. 가을의 단풍도 예쁘고, 삼각형의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열매주머니도 독특하다. 게다가 꼬투리가 이듬해 봄까지 나무에 붙어 있어 바람이 불면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재미있다. 더욱이 여름비와 함께 떨어진 꽃잎이 황금 양탄자를 깔아놓은 것처럼 바닥을 온통 뒤덮어 숲길을 걷는 사람들의 호사스러움을 더해 준다.

! 왕관이다. 나무가 왕관을 주렁주렁 달았어요.”


 

아이들이 두 손을 받쳐 머리에 왕관을 씌우는 모습을 한다. 상상 속에서는 모두 왕이 된다. 열매로 염주를 만들었다 하여 염주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모감주나무는 무환자나무과에 속한다. 늦게까지 달려 있는 열매들은 아이들과 숲속 여행에서 재미있는 감성놀이와 체력단련을 하는 소품으로 이용한다. 두루마리 휴지의 동글한 밀대 안에 열매의 갯수를 각각 다르게 넣거나, 다른 열매와 섞어 넣고 양쪽을 막는다. 이것을 흔들어서 소리를 듣고 어떤 것인지 알아맞히기를 한다. 밤톨의 빈 쭉정이에 꼬치를 꽂아 숟가락을 만들어 열매 옮기는 게임을 하면 집중도, 신중함, 협동심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3수목원에서는 남쪽에서 이주해 온 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동백나무, 열녀목(烈女木 P. var. columnalis UYEKI. 자두나무의 변종), 호랑가시나무, 탱자나무, 가시나무, 구골나무, 황칠나무 등이 같이 자라고 있다. 이렇듯 남쪽식물을 볼 수 있는 것은 홍릉숲의 여러 지형 중에서도 분지처럼 들어가 있는 지형 주변에 건물과 키 큰 나무들이 바람을 막아주고 주변이 유난히 따사로운 햇빛이 들 수 있는 열려있는 환경조건을 만들어주었기 때문이다.

가끔, 온실에서 성장기를 거치고 노지에 나와 적응시험을 하고 있는 나무들이 잘 버티다가도 유난히 추운 겨울을 견뎌내지 못하고 고사할 때 안타까움이 더한다. 그 중 하나가 황칠나무다. 황칠나무는 자생지에서 사라질 위기의 식물 중 하나로 과학원에서 복원사업에 성공하여 농가소득을 올리는 자원수종이다. 옻나무에서 채취하는 옻이 칠흑같이 어두운 색이라면 황칠나무에서 채취하는 황칠은 이름에서 보듯 황금빛을 얻을 수 있는 천연도료이다.

 

88년 올림픽 때 전주의 어느 공예가가 은에 황칠을 아홉 번 도료하여 찬란한 금관을 재현한 적이 있었다. 이를 계기로 모 백화점에서 황칠을 도포한 은세공이 유행하게 되었다. 황칠나무의 도료는 은에 칠하는 농도에 따라 빛깔을 14K에서 24K까지 금빛으로 조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질오염도가 적어 친환경적이다. 남방계 식물답게 두꺼운 잎이 어릴 때는 거꾸로 된 달걀형이던 것이 크면서 삼지창 모양으로 변한다. 곁에 있는 옻나무와 비교할 수 있었는데 많이 아쉽다. 황칠나무가 고사한 그 자리에는 분홍아까시나무가 자라고 있다.


 

3수목원에는 남방계 식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조그마한 연못이 있어 물을 마시러 오는 다양한 새들을 관찰할 수 있다. 문배나무 뒤쪽에는 인공 먹이집이 있어 새들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기 좋다.

 

아이들의 시선이 바삐 움직인다. 아니 몸이 먼저 행동한다. 광대노린재, 오각게거미, 긴호랑거미 등을 발견하고 온몸으로 곤충을 흉내 내보고 유심히 관찰한다. 호랑나비가 꽃에 앉았다. 흰나비도 날아온다. 갑자기 아이들이 너울너울 춤을 춘다. 숲에선 한마디 칭찬이 춤을 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마음과 몸이 움직인다.

숲 바닥을 정리해도 번식력이 좋은 토끼풀, 꼭두서니, 애기똥풀, 방가지똥 등은 금방 자라서 곤충들의 서식처를 제공한다. 아이들은 토기풀로 팔찌도 만들고 꽃시계며 화관도 만든다. 콧노래가 절로 흘러나온다. 곱디고운 꾀꼬리소리를 따라 숲으로 들어가면 황금빛 여름이 그곳에 있다.식물이야기

 

사진설명>

사진 1 : 모감주나무(Dendropanax morbifera LEV.) : 종자를 염주로 만들어서 염주나무라고도 부른다. 영문 이름 Goldenrain tree처럼 비오는 날의 감상도 일품이다.

사진 1-1 : 모감주나무의 꽃과 잎

 

사진 2 : 모감주나무 씨앗을 활용한 체험활동 도구, 통 안에 여러 가지 씨를 넣고 흔들어서 어떤 씨앗인지 맞추는 놀이를 한다.

 

사진 3 :황칠나무(Koelreuteria paniculata LAXM.) : 수액을 중국에 공물로 바쳤던 나무로 황금색을 얻을 수 있는 천연도료이다.

 

사진 3 : 풀베기작업에 나온 토끼풀로 만든 화환. 토끼풀뿐만 아니라 쪽동백, 감나무꽃 등 떨어진 꽃들을 활용하여 다양한 화환을 만든다.

 

사진 5 : 올해 부화한 비둘기 : 숲에서는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다. 두 마리가 부화 하였으나 한 마리는 공격당하여 죽고 한 마리만 살았다. 허술한 둥지를 틀지만 지형을 잘 이용하는 영리함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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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12회 작성일 21-02-1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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